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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316홈런 레전드 아버지 넘어설 재능...'유망주 1순위' 홀리데이, 빅리그 입성

메이저리그(MLB) 파이프라인 유망주 전체 1순위 잭슨 홀리데이(21)가 드디어 데뷔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신인 내야수 홀리데이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24 MLB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9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4번 타석에 나서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타점 1개를 신고했다. 볼티모어가 2-5로 지고 있던 6회 초 무사 2·3루에서 2루 땅볼을 치며 3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2회 말 1사 1루에서는 요시다 마사타카의 타구를 포구, 유격수 거너 핸더슨과 4(2루수) 6(유격수) 3(1루수) 더블 플레이를 합작하기도 했다. MLB닷컴, EPSN 등 미국 스포츠 매체들은 홀리데이의 데뷔를 비중 있게 다뤘다. 그는 2022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볼티모어에 지명됐고, 2년 만에 루키리그부터 트리플A까지 탁월한 성적으로 통과하며 콜업 전화를 받았다. 홀리데이가 더 주목받는 건 그가 콜로라도 로키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전성기를 보내며 MLB 통산 316홈런을 기록하고 올스타만 7번 선정된 맷 홀리데이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아버지 홀리데이는 아들의 빅리그 데뷔 소식을 듣고, 오클라호마주 스틸워터에서 보스턴으로 날아가 볼티모어-보스턴전을 관람했다. 아들 홀리데이는 아버지를 따라 많은 빅리그 구장을 누볐다. 펜웨이 파크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경기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은 아버지를 맞이하게 됐다. 홀리데이는 "저쪽(더그아웃 바로 위 관중석)을 바라보며 아버지, 할아버지, 형이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을 보는 건 정말 멋진 일"이라고 전했다. 홀리데이는 유망주 전체 2위이자 최연소(2004년 3월 11일) 선수 잭슨 츄리오(밀워키 브루어스)에 이어 MLB에서 2번째로 어린 선수(2003년 12월 4일)이 됐다. 리그는 다르지만, 홀리데이의 MLB 안착 과정은 앞서 빅리그에 데뷔한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 시즌 MLB는 신인 드래프트에 지명된 역대급 유망주들의 차례로 빅리그에 데뷔하고 있고, 아시아 리그를 평정한 '중고 신인'들도 대거 입성했다. MLB닷컴은 최근 시즌 초반 성적을 기준으로 내셔널리그(NL)와 아메리칸리그(AL) 신인상 후보들을 추렸다. NL에선 츄리오가 1위, 일본 리그 넘버원 투수였던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가 2위, 정규시즌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한 다른 일본 리그 대표 투수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가 3위, 이정후가 4위에 올랐다. AL에서는 와이엇 랭포드와 에반 카터, 텍사스 레인저스 외야 듀오가 각각 1·2위에 올랐다. 데뷔도 하지 않았던 홀리데이가 3위였다. MLB닷컴은 "홀리데이의 시대가 열렸다"라고 했다. 그만큼 역대급 재능을 갖춘 선수가 입성했다. 신인상 선정 후보 분류는 나뉘지만, 신인으로서 평가는 리그를 구분하지 않는다. 홀리데이가 MLB에 입성하며, 이정후 등 다른 신인왕 후보들의 퍼포먼스도 더 주목받을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1 14:10
메이저리그

MLB 평정 시작한 이정후, 아버지 '레전드' 이력도 재조명...이런 효자가 또 있나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 홈런을 친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 '적응'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빼어난 타격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정후만큼 그의 아버지,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도 주목받았다. 연수 차 미국 생활을 하고 있는 이종범 전 코치는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본토 개막 시리즈를 관람하며 빅리거가 된 아들의 플레이를 눈에 새겼다. 이날 시리즈 3차전에서는 이 코치가 아이처럼 좋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8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네 번째 타석에 나선 이정후가 KBO리그에서도 드문 좌완 사이드암스로 투수 톰 코스그로브의 몸쪽(좌타자 기준) 스위퍼를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친 것. 이정후의 MLB 데뷔 첫 홈런이었다. 장타력 부재 우려를 준 이정후가 불과 세 경기 만에 아치를 그렸다. 현지 중계진은 이정후의 타격을 감탄하면서 중계 화면을 통해 좋아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한 이종범 전 코치를 설명했다. 1994년 KBO 최우수선수(MVP)라면서 말이다. 이종범이 아닌 정봉으로 발음한 건 중요하지 않았다. 이미 MLB닷컴은 주요 스포츠 매체들을 통해 알려졌지만, 이정후가 홈런을 치고, 그 순간에 누구보다 기뻐한 사람이 한국 무대의 MVP 출신이라는 설명이 덧붙여지며 현지에서도 주목을 받은 것 같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공식 유튜브 계정에 이정후의 첫 홈런 장면을 게재했다. 샌디에이고전이 끝나기 전이었다. MLB 공식 유튜브 계정도 이 장면을 따로 게재했다. 이날 플레이나 서사가 따로 담긴 콘텐츠가 게재된 선수는 총 5명이었다. 끝내기 안타를 친 훌리오 로드리게스(시애틀) 데뷔전 부진을 딛고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 밀워키 브루어스 이적 뒤 첫 홈런을 친 리스 호스킨스, 1년 넘게 공백기를 가졌던 정상급 마무리 투수 에드윈 디아스, 450피트 괴력포를 때려낸 루이스 로버츠 주니어(시카고 화이트삭스) 그리고 이정후뿐이었다. 유튜브 댓글엔 이정후를 향한 극찬과 기대감만큼 이종범 전 코치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한국팬인지, 미국팬인지 알 수 없지만, 꽤 상세한 프로필을 적어 이 전 코치를 소개한 댓글도 있었다. 한 야구팬은 이정후와 재능 차이를 비교했고, 한 야구팬은 그의 레전드 시즌인 1994년 세부 개인 기록을 소개하며 이 전 코치가 '바람의 아들'로 불리는 이유, 이정후 별명이 '바람의 손자'인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2017시즌 KBO리그에 입성한 이정후는 한동안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없었다. 이종범은 한 시대를 풍미한 KBO리그 대표 레전드다. 하지만 이정후는 점점 자신의 존재감을 더 키웠다. '타격의 달인' 고(故) 장효조를 넘어 통산 타율 1위에 올라섰고, 2022시즌엔 타격 5관왕에 오르며 세계 최초로 부자(父子) MVP 수상을 합작했다. 그렇게 리그 최고 선수가 된 그는 아버지를 뛰어 넘기 위해 MLB 도전을 선택했다. 이미 그 시점엔 이종범 전 코치의 수식어가 '이정후의 아버지'로 바뀌었다. 이 전 코치 본인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해맑은 표정으로 인정한 내용이다. 이정후는 29일 데뷔전에서 안타와 타점을 신고했고, 30일 2차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으며, 31일 3차전에서는 첫 홈런까지 쳤다. 그 이상 좋을 수 없는 데뷔 첫 세 경기였다. 국내 야구팬에게 자부심을 안겼을뿐 아니라, 아들로서 아버지의 업적까지 재조명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야구인의 아들로서 이런 효자가 있을까.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1 00:04
프로야구

류현진 복귀·추신수 라스트 댄스...2024 프로야구, 역대 최초 900만 관중 동원 호기

봄과 함께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KBO리그에는 그 어느 해보다 다채로운 콘텐츠가 쏟아질 전망이다. 리그 출범 43년 만에 900만 관중도 기대된다. KBO리그가 23일 잠실(LG 트윈트-한화 이글스) 인천(SSG 랜더스-롯데 자이언츠) 창원(NC 다이노스-두산 베어스) 수원(KT 위즈-삼성 라이온즈) 광주(KIA 타이거즈-키움 히어로즈) 5개 구장에서 2024 정규시즌 개막전을 치르며 8개월 대장정에 돌입한다. 올해 프로야구는 많은 변화 속에 치러진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을 도입, '로봇 심판' 시대를 열었다. 더불어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투수의 투구, 타자의 타격 준비 시간에 제한을 두는 피치 클록을 시즌 내내 시범 운영한다. 공격적인 야구를 강화하기 위해 베이스 크기를 확대하고, 수비 시프트도 2루 기준으로 내야 한쪽에 3명 이상 위치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프로야구는 지난해 누적 관중 810만326명(정규시즌 기준)을 기록했다. 2018년 이후 5년 만에 800만 관중을 돌파했다. 2017시즌(840만688명) 2016시즌(833만9577명)에 이어 역대 3위 기록이었다. 2023년 4월엔 '전국구 인기 팀' 롯데가 1위에 오르며 흥행을 주도했다. 160㎞/h 강속구를 뿌린 문동주, 홈런왕 경쟁을 주도한 노시환(이상 한화) 등 새로운 스타들이 등장해 야구팬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무엇보다 LG가 27년 만에 정상을 향해 가는 레이스가 리그를 흔들었다. 올 시즌에는 흥행 요소가 더 많다. 가장 큰 호재는 '21세기 한국 야구 넘버원 투수' 류현진이 돌아온 것이다. 지난 11년(2013~2023) 동안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며 78승을 거둔 그는 지난 1월 한화와 KBO리그 역대 최고액(8년·170억원)에 계약했다. 현재 류현진의 기량은 전성기 못지않다.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닐 전망이다. 추신수(SSG)가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시즌이기도 하다. 'MLB에서 가장 성공한 아시아 야수'로 평가받는 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했다. 16시즌 동안 MLB 무대를 누빈 추신수는 2021시즌을 앞두고 KBO리그에 입성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경기장 인프라 개선에 목소리를 내며 선수 처우 개선에 앞장섰고, 2022시즌엔 SSG 통합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2024시즌 후반기는 그의 '라스트 댄스'가 야구팬의 이목을 모을 전망이다.'대기록 릴레이'도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458홈런을 기록한 최정(SSG)은 이승엽(현 두산 감독) 갖고 있는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467개) 기록을 전반기 안에 깰 가능성이 크다. 삼성 포수 강민호는 5경기만 더 출전하면 박용택(해설위원)이 보유한 2237경기를 넘어 최다 출장 신기록을 경신한다. 2023년 타격왕 손아섭(NC)도 안타 89개를 추가하면 현재 통산 최다 안타(박용택·2504개) 기록을 넘어선다. 각 구단 기대 요인도 많다. 최근 5시즌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두산의 7시즌(2015~2021)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이끈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 체제로 새출발한다. 우승권 전력으로 평가받는 KIA는 지난겨울 감독이 경질되는 악재를 맞이했지만, 선수단 내 신망이 두터운 이범호 코치를 새 사령탑으로 내세워 명가 재건을 노린다.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자신한 LG의 레이스는 시즌 내내 잠실벌을 달굴 전망이다. '잠실 라이벌' 두산은 시범경기에서 무패(8승1무) 행진으로 기대를 안겼다. 지난 시즌 KS 준우승 팀 KT는 2020시즌 최우수선수(MVP) 수상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가세하며 공격력이 강해졌다. 2023 PS에서 6연승을 거두며 돌풍을 일으킨 NC도 강인권 감독 체제로 맞이하는 두 번째 시즌, 더 단단한 전력을 보여줄 전망이다. '끝판왕' 오승환이 건재하고, 통산 169세이브를 올린 김재윤을 영입해 뒷문을 강화한 삼성이 '지키는 야구'를 실현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간판타자 이정후가 MLB에 진출하며 전력이 약해진 키움은 새 얼굴들에게 많은 기회를 줄 전망이다. 올해 프로야구는 콘텐츠 이용 문화도 달라질 전망이다.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업체 티빙이 뉴미디어 중계권 사업자로 선정되며, 인터넷과 모바일에서 공짜로 야구를 볼 수 없게 됐다. 야구장으로 향하는 야구팬 발걸음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사상 최초로 900만 관중 돌파가 기대되는 이유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23 07:30
프로야구

[연수 떠나는 선수들 ②] 도전만으로 성장 VS 지속성 미흡...엇갈리는 시선

프로야구 10개 구단 스프링캠프 기간은 2017년부터 짧아졌다. 비활동기간을 1월 말까지 준수해달라는 프로야구선수협회의 요구를 구단이 받아들였다. 비활동기간을 알차게 보내는 문화가 정착하면서 프로야구엔 '사교육 열풍'이 불었다. KIA는 지난달 팀 차원에서 젊은 투수들을 바이오메카닉 피칭 프로그램을 통해 구속 향상을 이끄는 미국 시애틀 소재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 센터에 파견했다. 리그 대표 교타자 손아섭(NC 다이노스)은 지난겨울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타격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전 빅리거 강정호와 함께 훈련하면서 정립한 타격 메커니즘을 바탕으로 2023시즌 타격왕(0.339)에 올랐다. 올겨울 김재환(두산 베어스) 한동희(롯데 자이언츠) 등 다수 타자들이 '강정호 스쿨'을 찾았다. 단기 유학 효과, 야구인 의견 분분 성공 사례만 있는 건 아니다. KBO리그 통산 타율 1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조차 지난겨울 최원제 개인 코치와 함께 타격 자세를 바꿨다. 그러나 그는 2023 정규시즌 초반 고전한 뒤 제자리로 돌아갔다. 2020시즌 앞두고 드라이브라인에서 직접 훈련했던 롯데 젊은 투수들 중 성장세를 증명한 선수도 없다. 단기 유학이나 속성 외부 과외 효과를 두고 야구인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긍정론은 선수들의 도전 정신을 높이 사는 것이다. B구단 1군 투수 코치는 "내 지도 방식이 항상 정답은 아니라고 본다. 분명한 건 경험하지 않은 걸 애써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기량을 끌어올리는 새로운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라고 했다. C구단 투수 코치도 "당장 결과(성적)를 보여줘야 하는 선수들 입장에선 긴 비활동기간 가만히 있는 게 괴로울 것이다. 자비를 쓰더라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게 멘털 관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이동현 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구속과 제구를 향상할 방법을 시도하는 건 바람직한 일"이라며 긍정적인 점을 짚으면서도 "20대 초반 선수라도 해도 초등학교부터 꽤 오랜 시간 야구를 했을 것이다. 몸에 익은 메커니즘을 갑자기 바꿨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이나 부상 위험은 우려가 된다. 또 단기 외부 훈련으로 당장 효과를 볼 순 있어도 지속적으로 좋은 기량을 유지하는 사례는 아직 많지 않은 것 같다"라고 했다. 한 원로 야구인도 "선수의 타격이나 투구 훈련도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가급적 옆에서 꾸준히 지켜보고 소통할 수 있는 지도자(팀 코치)의 도움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외국에서 익힌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정작 본 무대(정규시즌)가 시작하면 혼란을 겪고, 소속팀 코치와도 소통을 꺼리는 선수가 꽤 많다고 한다.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결국 선택과 발전은 선수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정 위원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나 메이저리그(MLB) 대표 타자 브라이스 하퍼도 개인 코치의 케어를 받는다. 여러 카테고리의 기량 향상 방법을 경험하는 건 결코 해가 될 게 없다"라면서도 "자신에게 잘 맞는 훈련법을 경험했다고 이를 맹신해선 안 된다. 야구에 절대치는 없다. 뛰어난 선수들은 좋은 감각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몸으로 반복하며 스스로 자신의 방식을 깨우친다. 그건 개인의 몫"이라고 했다. 현장 지도자 신뢰 문제는?사설 레슨이 활성화되면서 현장을 지키고 있는 지도자의 위상이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코치 입장에선 선수가 외부에서 배워온 방식이 자신의 추구하는 것과 다르면 지도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 소통이 단절되면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다. 자연스럽게 지도자 역량을 깎아내리는 평가도 나온다. 투수 출신 한 은퇴 선수는 "뻔한 얘기지만, 현장에선 숫자(기록)만큼이나 기운도 중요하다. 코치의 역할은 기술을 전수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심적으로 믿음을 주는 지원군이어야 한다"라며 현장 코치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야구인들은 대체로 시대의 흐름에 적응해야 한다고 외친다. A구단 투수 코치는 "예전에 구단 고위 관계자가 나에게 선수들의 외부 교육 러시를 두고 '자존심이 상하지 않느냐'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이해가 안 됐다. 선수가 잘 되면 코치 고과에도 도움이 된다"라며 웃었다. 그는 "그래도 선수들에게 '너희가 밖에서 뭘 찾고 싶은지, 뭘 찾았는지'라는 꼭 나에게 얘기를 해줘야 한다고 당부한다. 그래야 나도 공부하고, 선수가 보는 시선으로 접근할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명투수 출신 한 야구인도 "선수 시절, 미국 유명 피칭 아카데미에서 연수를 받은 한 인스트럭터가 와서 선진 문화를 소개했다. 기존 코치 대부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신이 주체가 되지 못한다면 (코치로서는) 거부감이 생기게 마련"이라고 돌아보며 "그렇지만 지도자는 어떤 변화라도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첨단 장비 도입 등 기술 영역은 패션처럼 돌고 도는 게 아니다. 앞으로 더 나아질 일만 남았다. 유연한 사고로 준비해야 한다"라고 했다. 냉철한 시각과 언변으로 잘 알려진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지도자들이 선수의 변화에 갈등 없이 대처할 수 있을 만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위원은 "선수가 어떤 이론으로 접근해도, 적합한 조언을 줄 수 있도록 공부해야 한다. 요즘 선수들은 한 마디만 툭 던져도 코치의 역량을 파악한다"라면서 "제자리 엉덩이 회전을 강조한 테드 윌리엄스, 체중 이동과 레벨 스윙의 중요성 자주 말한 찰리 로, 파워 포지션에서 히팅 포인트까지 각도를 가장 신경 쓴 토니 그윈까지 이 3명의 타격 이론만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도, 누구와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30 07:00
프로야구

'포스트 이정후 시대' 기대주 김휘집-이주형, 후한 연봉 계약으로 존재감 증명

'포스트 이정후' 시대를 맞이한 키움 히어로즈. 팀 야수 기대주들에게 후한 연봉 인상으로 동기부여를 줬다. 키움은 22일 2024년 선수단 연봉 계약을 마쳤다. 팀 주장이자 리그 대표 내야수 김혜성에게 역대 KBO리그 8년 차 선수 최다 연봉(6억5000만원)을 안겼다. 김혜성만큼 주목 받은 선수는 내야수 김휘집(22)과 이주형(23)이다. 김휘집은 종전 7400만원에서 48.6% 오른 1억1000만원, 이주형은 3300만원에서 100% 인상한 6600만원에 사인했다. 김휘집은 데뷔 3년 차였던 2023시즌 110경기에 출전했다. 유격수로 578이닝, 3루수로 295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했다. 타율은 2022시즌 0.222보다 2푼 7리 오른 0.249를 기록했다. 홈런은 8개로 같았다. 장타율과 출루율도 소폭 올랐다. 수비 이닝은 개인 단일시즌 최다였고, 실책도 지난해 16개에서 2개 줄은 18개를 기록했다. 키움은 김휘집의 '억대 연봉' 진입 배경으로 팀 내 최다 홈런 기록을 언급했다. 다른 팀이었으면 8홈런으로 팀 1위가 되기 어렵다. 일종의 독려로 보인다. 김휘집은 기록으로 나타나지 않은 성장세를 보여준 선수다. 지난해 팀 주축 타자였던 이정후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4·5번 타자를 맡으며 타선 무게감 저하를 막았다. 수비 부담이 큰 포지션을 맡으면서도 공격 중심에 섰다. 2023시즌이 끝난 뒤에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승선, 일본과의 예선전에서 홈런을 치며 한국의 영패를 막기도 했다. 이주형도 마찬가지다. LG 트윈스 대표 유망주였던 그는 팀 3선발 투수였던 최원태와 유니폼을 맞바꿔 입은 뒤 부상으로 이탈했던 이정후의 수비 포지션(중견수)과 타순(3번)을 맡아 잠재력을 드러냈다. 출전한 69경기에서 타율 0.326를 기록하며 빼어난 콘택트 능력을 보여줬다. 243타석에서 홈런 6개를 치며 풀타임으로 뛰었을 때 15개 이상 기대할 수 있는 장타력까지 증명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이미 이주형을 이정후의 후계자로 보고 있다. LG 소속 시절 1군에서 14경기 밖에 나서지 않은 그는 그동안 최저 연봉을 받았다. 키움에서 뛴 69경기에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며 100% 인상된 연봉을 받고 2024시즌을 뛴다. 키움은 김혜성까지 2024시즌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도전할 예정이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절실하다. 김휘집은 4명뿐인 '억대 연봉' 야수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고, 이주형은 팀 내 최고 인상률을 기록했다. 키움은 그동안 외부 영입 등 투자에 인색한 모습을 보였지만, 내부 관리만큼은 철저하게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23 09:51
프로야구

[KBO리그 중계권 시리즈②] 야구 영상, 유튜브 쇼츠로도 본다...외연 확장 노리는 KBO와 구단들

KBO리그 유무선(뉴미디어) 중계 사업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OTT(Over The TOP·인터넷동영상서비스) 플랫폼만 보유한 CJ ENM이 중계권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십수 년 동안 포털 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중계를 시청했던 야구팬은 혼란에 빠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야구단은 콘텐츠 저변 확대를 도모할 계기로 보고 있다. 본지는 3회에 걸쳐 프로야구 유무선 중계권 선정 상황과 전망을 짚어본다. KBO는 이번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선정 입찰에 가격평가와 기술평가의 배점을 각각 5대5로 뒀다. 통신·포털 컨소시엄(네이버·카카오·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이 선정됐던 5년 전(2019년 2월)에는 6대4였다. KBO가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를 선정하는 목적은 마케팅 수익 확대와 KBO리그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한 가지 콘텐츠를 다양한 형태로 소비할 수 있는 뉴미디어 시대가 정착한 현재, 선정된 업체는 야구팬이 온라인 경기 중계뿐 아니라 많은 영상 소스를 다양한 경로로 즐길 수 있도록 산업 발전을 이끌게 된다. KBO는 안정적인 운영 노하우뿐 아니라 새로운 시도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과 의지를 갖춘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기술평가 배점을 높였다.2024~2026 유무선 중계권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CJ ENM(OTT 티빙)은 지난 5일 열린 기술평가 프레젠테이션에서 가장 많은 호응을 얻었다. 400억원 이상 써낸 것으로 알려진 입찰액도 경쟁 업체에 비해 우위를 점했지만, 야구 저변 확대를 이끌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한 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공약'은 영상 소스 활용 방침이다. CJ ENM 대외협력 관계자는 "이전까지 특정 공간(포털) 안에서만 소비할 수 있었던 중계 영상 부가 콘텐츠가 다양한 소셜미디어(SNS)와 디지털 플랫폼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유도, KBO리그 시청 저변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전 사업자이자 영상 재판매 권리를 갖고 있던 통신·포털 컨소시엄은 쇼츠(짧은 영상) 사용조차 철저하게 제한했다. 저작권 보호 명분으로 중계 영상에 대한 2차 가공과 유통을 금지하고,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이들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런 이유로 영상 콘텐츠가 가장 많은 유튜브와 개인 소셜미디어(SNS)에서 야구 영상이 사라졌다. 심지어 콘텐츠 생산 주체인 야구단도 자체 제작에 애를 먹었다. 이전 계약(2019~2023) 초기, 중계 영상 활용은 야구장 전광판에 노출할 때만 가능했다. 구단 영상 채널엔 쓸 수 없었다. KBO리그 대표 스타였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022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 '움짤(웹에서 움직이는 이미지)'조차 개인 SNS에 활용이 어려운 상황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라며 아쉬움을 전한 바 있다. KBO도 지난 5년 동안 영상 소스가 가진 힘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국내외 유력 OTT들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가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도록 유명 크리에이터들에게 리뷰를 맡기는 점도 주목했다. 원천 소스에 자신이 있다면 저작권 침해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걸 확인한 것이다. KBO는 이번 기술평가 사업 전략·콘텐츠 활성화 항목에 이 점을 중시했다. KBO 관계자도 "다른 입찰 업체도 이전보다 많은 전략을 준비했다. 하지만 CJ ENM이 가장 돋보이는 방향성을 제시한 것 같다. 이 점이 야구단 (마케팅) 실무자들에게도 긍정적으로 보인 것 같다"라고 했다. 야구단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A구단 관계자는 "이전에는 짧은 영상을 사용하는 것조차 절차가 복잡했다. 요즘 쇼츠가 더 많이 소비되는 추세인데, 더 다양한 자체 콘텐츠 제작이 가능할 것 같다"라고 했다. B구단 관계자도 "야구에 관심이 많은 인플루언서가 한 번 영상을 올릴 때마다 화제가 많이 될 것 같다. 그러면 야구팬이 더 생길질 수 있다"라고 했다. 야구팬은 중계 유료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반면 KBO와 구단은 영상 소스 활성화로 이뤄낼 야구의 외연 확장이 장기적으로 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기대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11 07:30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기동력 꼴찌 SF와 리드오프 이정후의 '도루'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바람의 손자'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도루 욕심'을 낼까.이정후는 KBO리그에서 활약한 7년 동안 유독 도루와 거리가 멀었다. 통산 도루가 69개로 연평균 9.9개. 같은 기간 도루를 181개 성공한 팀 동료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연평균 25.9개)과 비교하면 차이가 컸다. 데뷔 첫 5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해냈지만 매년 10개를 겨우 넘기는 수준. 지난해와 올해는 도루가 각각 5개와 6개에 머물렀다.이는 어느 정도 의도한 결과다. 거포 박병호(KT 위즈)와 함께 뛸 때는 타순을 고려했다. 주로 3번 타자로 출전, 4번 박병호 앞에서 타격한 이정후는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가 타석에 있는데 도루하다가 아웃되면 팀의 손해"라며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타자의 집중력과 (도루하다 실패해) 갑자기 사라졌을 때의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박병호의 클러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출루 뒤 움직임을 최소화한 것이다.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뛰지 않았다. 2021년 12월 박병호가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난 뒤 이정후의 도루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몸을 사려야 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정후에게 (개인 판단으로 도루를 시도할 수 있는) 그린라이트를 따로 주지 않는다. 우리 팀에선 김혜성만 그린라이트가 있다"며 "도루할 만한 확실한 투수가 나오면 (도루) 시그널을 보낸다. 도루도 해보던 선수가 해야 안 다친다. 갑자기 하면 부상 위험이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히어로즈 시절 이정후는 타격에 집중했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에선 약간 다를 수 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의 입단식을 마친 뒤 "우리 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선수"라며 리드오프 기용 의사를 밝혔다. 올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부족한 부분'은 기동력이었다. 팀 도루가 57개로 메이저리그(MLB) 30개 구단 중 압도적인 꼴찌. 이 중 리드오프 도루는 8개로 공동 25위였다. 주로 1번 타자로 출전한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97경기)와 오스틴 슬레이터(35경기)의 시즌 도루는 각각 2개. 공격의 활로를 뚫어줘야 하는 리드오프가 막히니 득점 생산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정후의 아버지인 '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한 시대를 풍미한 도루왕 출신이다. 개인 통산 도루가 510개로 전준호(549개)에 이은 KBO리그 역대 2위. 도루왕 타이틀을 통산 네 번(1994·96·97·03)이나 차지한 그는 전준호·이대형(505개)과 함께 리그 역대 3명밖에 없는 통산 500도루 정복자이기도 하다. 1994년 달성한 84도루는 아직도 깨지지 않는 단일시즌 최고기록. 이종범은 2012년 은퇴식에서 가장 의미 있는 타이틀로 '84도루'를 꼽으며 "아들이 내 기록을 깨줬으면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당시 이정후는 휘문중에서 야구선수의 꿈을 키우며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었다.이정후는 아마추어 시절 수준급 주루 능력으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2017년 프로 데뷔 후 여러 이유로 빠른 발을 봉인했다. 스스로 "도루를 못 해서 안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은 넘친다. 과연 MLB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니는 리드오프 이정후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그가 샌프란시스코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2.26 21:06
메이저리그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믿고 찾는 악마의 에이전트, 이번에도 이정후에 초대박

이번에도 '코리안 메이저리거'에게 초대형 계약을 안긴 주인공은 '슈퍼 에이전트'로 통하는 스콧 보라스(71)였다.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 디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기자 등 미국 현지 대표적인 소식통은 13일(한국시간) 엑스(옛 트위터)에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1300만 달러(1484억원)에 입단 합의했다. 계약서에 4년 뒤 옵트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 파기) 조항이 포함됐다"고 썼다. 그동안 KBO리그를 거쳐 미국 무대에 진출한 선수 중 최대 규모 계약이다. 코리안 메이저리그 전체로 따져봐도 추신수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은 7년 1억 3000만 달러(1706억원)에 이은 두 번째로 큰 총액이다. 당초 시장 평가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의 대형 계약이다. 이정후는 MLB 진출 선언 후 많은 팀의 관심을 받았지만 총액 8000만 달러 내외의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1억 달러를 훌쩍 넘는 초대형 계약에 성공했다. 이정후의 MLB 진출 계약 대리인은 바로 보라스였다. 보라스는 MLB를 대표하는 '슈퍼 에이전트'다. 특유의 협상력을 앞세워 많은 대형 스타를 자신의 고객으로 두고 있다. 2019년 스토브리그에서는 에이전트로는 사상 최초로 '10억 달러(약 1조3121억원)' 시대를 열었다. 보라스는 그해 고객으로 보유한 자유계약선수(FA) 계약 총액 1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총액의 5% 수준인 5000만 달러(656억원)를 수수료로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스타를 여럿 보유해 이를 협상전략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구단에는 악마, 선수에게는 천사'라고 통하는 이유다.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가장 신뢰하고, 많이 찾는 에이전트가 바로 보라스다. 국내 야구 팬들에게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2001년 12월 텍사스와 5년 6500만 달러(853억원)의 대형 계약을 맺으면서 처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2013년 12월에는 '추추 트레인' 추신수의 7년 1억 3000만 달러를 이끌었다. 이어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미국 LA 다저스 입단과 함께 2019년 12월에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박찬호와 추신수, 류현진의 보라스의 협상력 속에 '돈방석'에 앉았다. 보라스는 앞서 "리그 절반 가까운 구단이 이정후와 관련해 문의했다"며 "이정후는 수비력과 파워를 겸비한 선수다. 특히 중견수로서 이점도 있다. 이정후가 MLB에 K팝 열풍을 일으킬 것 같다"라고 몸값을 올리기 시작했다. 결국 MLB 무대에서 보여준 게 없는 이정후에게도 초대형 계약을 안겼다. 보라스는 현재 토론토와 계약 만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류현진의 에이전트도 맡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3.12.13 09:26
메이저리그

'1억1300만 달러' 잭폿 이정후…美 매체 "SF팬, 20홈런보다 3할을 좋아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팬들은 20홈런 타자보다 3할 타자를 훨씬 좋아한다."이정후(25)가 서부로 향한다.MLB닷컴 등 현지 매체들은 13일(한국시간)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1484억원)에 계약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엄청난 액수다. 종전 아시아 타자 포스팅 최고액은 일본프로야구(NPB)를 제패했던 요시다 마사히로(보스턴 레드삭스)의 5년 9000만 달러였다. 1억 달러를 넘긴 건 아시아 야수들 중 이정후가 최초다.행선지가 샌프란시스코라 더 눈에 띈다. 샌프란시스코는 올 시즌 내내 이정후에 대한 관심을 가장 강하게 드러낸 곳이다. 피트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단장은 지난 10월 이정후를 보기 위해 고척스카이돔을 찾았을 정도다. 샌프란시스코 선수단 내에서 1억 달러 이상 계약을 한 선수는 이정후가 유일하다.당연히 기대치는 있다. 디애슬레틱은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젊고 역동적인 선수였다. 방망이로 공을 맞히는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다. 수비에 대한 평가는 '중견수가 가능하다' '나중에는 코너 외야수일 것'이라는 등 다양하지만, 콘택트 기술은 확실하다"며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20홈런보다 3할 타자를 훨씬 좋아했다. 오라클 파크에서 3할 타율을 기록했던 선수로는 배리 본즈, 버스터 포지, 제프 켄트, 파블로 산도발, 리치 오릴리아, 랜디 윈, 마퀴스 그리솜 등이 있었다. 이 팀이 갈망하는 게 콘택트 기술"이라고 전했다. 본즈, 포지, 켄트 등 대부분 시대를 풍미했던 타자들이다. 매체는 이정후에 대해 "한국에서 통산 타율 0.340을 친 이다. 삼진보다 볼넷이 더 많다. 만 18세부터 1군에서 뛰었다는 걸 떠올리면 더욱 인상적인 성적"이라고 기대했다.파워에 대해서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매체는 "이정후의 파워가 메이저리그(MLB)에서 조금이라도 통해 15홈런을 친다면, 배트 컨트롤이 그를 계속해서 뛰어난 선수로 있게 해줄 것"이라며 "아직 25살에 불과하다. 신체적 전성기에 접어든다면 다음 단계의 파워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기대만 하는 건 아니다. 매체는 "2017년 6월 28일, 황재균이 홈런을 쳤다. 처음이자 마지막 MLB 홈런이었다. 한 달 뒤 황재균의 MLB 생활이 끝났다"며 "그는 KBO리그에서 꽤 잘해온 선수고, 지금도 뛰고 있다.샌프란시스코를 떠난 후 KBO리그에서 3시즌 연속 20홈런 시즌도 보냈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이정후가 황재균과 같다는 얘기가 아니다. 같은 곳에서 왔다. KBO리그의 성적은 분석하기가 어려운 편이다. KBO리그 FA 시장에는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없다. 최근 성공한 사례는 메릴 켈리인데, 계속 나오는 사례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중견수가 어려울 것이라는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예상, 홈런을 치기 어려울 거라는 디 애슬레틱의 예상도 소개했다.매체는 샌프란시스코 스카우트의 판단을 믿어보자는 말로 이정후 평가를 마쳤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에 대해 꽤 많은 걸 조사했다. 만약 구단이 스카우트의 분석을 신뢰한다면, 나도 하겠다"며 "그들이 이정후와 계약한 건 그의 기술이 MLB에서 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일 거다. 그의 타율, 출루율, 장타율이나 OPS가 아니라 자이언츠의 스카우트들이 결정한 이유가 있을 거다. 그는 아직 25살에 불과하다"고 기대를 남겼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2.13 09:20
메이저리그

BA "'이정후, 바람의 손자' 별명은 아버지 때문, 달리기는 평균 이상 정도"

메이저리그(MLB) 구단과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에 대해 스카우팅 리포트가 추가됐다. 이번엔 유망주 평가 전문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BA)다.BA는 5일(한국시간)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펄로스)와 이정후 등 2024년 해외 유망주들에 대한 스카우팅 리포트를 발표했다.매체는 "LA 다저스가 한국에서 박찬호를, 일본에서 노모 히데오를 영입한 후 두 나라는 30년 가까이 꾸준히 MLB 유망주들을 배출해 왔다"며 "1990년대 이후 일본 슈퍼스타들의 족적 없이는 리그를 이야기할 수 없다. 노모부터 스즈키 이치로, 다르빗슈 유, 오타니 쇼헤이가 있었다. 한국 선수들 역시 박찬호부터 김병현, 추신수, 류현진, 그리고 최근에는 김하성까지 시대 별로 활약했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이정후를 20-80 스케일(최저 20점, 최고 80점으로 선수를 평가하는 스카우팅 방식)에 따라 타격 60점, 파워 45점, 스피드 55점, 수비 50점, 송구 45점으로 채점했다. 타격은 우수한 수준으로, 스피드는 평균 이상, 수비는 평균, 송구와 파워는 평균 이하라는 의미다.BA는 이정후에 대해 "빠른 좌타 스윙, 그리고 뛰어난 핸드 아이 코디네이션(손과 눈의 협응 능력)을 갖춘 모범적인 타자"라며 "공을 빠르고 일관되게 공일 구분하고, 그라운드 전역에 타구를 보낼 줄 안다. 성숙하고 인내심 있는 타격 어프로치로 스트라이크존을 컨트롤하고, 좌·우 투수와 직구·변화구를 모두 공략한다"고 소개했다.미래 평가도 호의적이다. BA는 "이정후는 MLB의 더 빠른 공에도 적응할 수 있는 운동 신경과 배트 스피드를 지녔다. 적응한다면 평균 이상의 타자가 될 수 있다. 공을 아주 강하게 치진 않지만, 담장을 넘길 충분한 파워가 있다. 시즌 당 10~15개 홈런과 함께 2루타를 쳐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별명인 '바람의 손자'에 대해서는 다소 객관적인 반응을 꺼냈다. 매체는 "별명은 이종범에 대한 경의가 담긴 단어"라며 "이정후는 (별명과 같은) 준족이라기 보단 평균 이상의 주자에 가깝다"고 봤다. 이어 "탄탄한 수비 감각, 수비할 때 경로도 좋지만, 머리 위를 넘어가는 공에 대처하는 범위는 짧다. 더 넓은 구장 외야에서는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지만, 평균 수준의 수비수는 될 수 있다"고 했다.송구 평가는 다소 낮았다. 앞서 팬그래프는 이정후의 송구가 평균 이상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평균(50점) 이하인 45점을 주면서 "중견수에서 포지션을 옮겨야 할 경우 좌익수로 가야할 정도로 어깨는 약하다"고 전했다. 강한 송구 능력이 필요한 우익수로 뛰긴 어려울 거란 뜻이다. 한편 매체는 이번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야마모토에 대해 빠른공 60점, 커브 60점, 슬라이더 55점, 스플리터 60점, 제구 60점으로 높이 평가했다. "사이영 상에 도전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높은 기대치도 덧붙였다.이정후와 함께 포스팅을 신청한 고우석(LG 트윈스)은 직구 55점, 커브 45점, 커터 40점, 제구 45점을 받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2.0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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